미용실에서 잘려나가는 머리카락을 보고있자니 괜시리 기분이 울적해진다.
두 달만에 머리를 자른다는 나의 말에
미용실누나는 구박을 하듯 사정없이 머리카락을 자른다.
다 자르고 난 후 거울에는 깨끗한-그러나 어색한, 그리고 수줍은- 내가 있다.
우울함이란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끝나고나면 깨끗하고, 어색하고, 수줍은. 그런 느낌.
비가 온 후의 개운함처럼.
외로움을 느낄 때면 버스를 타고 광화문에 가곤 한다.
가서 계속 걷다가 온다.
이렇게 얘기하면 사람들은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며 여유로운 걸음을 상상하지만,
사실은 누구에 쫓기기라도 하는 것처럼
빠른 걸음으로 많은 사람들 틈을 요리조리 피해가며 걷는다.
내가 생각하는 외로움이란 그런 것.
급박하고 쫓기는.
하지만 마지막에는 신선함을 느끼는.
걸으면서 혹은 버스를 타고 가면서 풍경들을 그냥 지나친다.
하나의 풍경 같지만 그 하나의 풍경은
다시 여러개의 풍경으로 나눠진다.
건물이라는 풍경과 가로수라는 풍경, 길의 풍경, 도로의 풍경,
걸어다니는 사람들, 도로를 재빠르게 질주하는 차들의 풍경...
이렇게 여러 풍경들이 겹쳐져서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수백만개의 풍경으로 이루어진 풍경은
다시 보는 사람에 따라 수천만가지로 나뉘어진다.
내가 생각하는 사람이란 그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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